너무나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또 많은 정신적인 저항을 겪으면서 찾아간 곳.  Portland에서 불과 2시간 30분 거리인데 SF를 거쳐가야 했기에 실제로는 하루가 꼬박 걸리고 비행기요금만도 1000불이 넘게 들었다.  한국에서 등록할 때부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무척 고민했었다.  하지만 내가 번역하는 작가의 워크샵이므로 알고 번역하고 싶기도 했고 내가 무척 관심이있는 art-therapy이기에 듣고 싶었다.

사실 워크샵에서 배운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어떻게 앞으로 문학치료를 이끌어 가야할지 더 확실히 할 수 있는 또 다른 깨달음 때문에 그럴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다.  내가 NAPT에서 배운 것이 얼마나 따뜻하고 소중한 것인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말로는 표현할 수없는 그 어떤 힘이 무엇인지, 왜 글쓰기와 문학치료가 언어의 힘이 그 무엇보다 강력한지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상담치료의 한계가 무엇인지도 알게되었다. 감사하다.

서로의 공통 관심사를 사심없이 나누며 서로 도와주는 미국에서의 체험은 내게 참 소중하다. 어떤 편견도 시기 질투도 없이, 누가 더 잘났다고 줄세우는 대신 모두가 함께 소중한 곳,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주고 존중해주는 이곳에 오면 아직은 사람과 인생이 아름답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학회를 올 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고 오는 이유가 그때문이다.  내가 마음껏 '나'이어도 아무 고통 없는 행복한 곳. 



Keiko는 일본에서 이민 온  미술가. 자신이 미술에 재능이 있는지 조차 몰랐었다고 한다.  여기 모인 모든 분들이 다 한국에서 그 시골까지 단 하루의 워크샵을 위해 찾아간 우리를 놀라워하며 좋아했다.  특히 Keiko는 딸아이와 무척 맘이 통해서 서로 금방 친구가 되었다.

파란 스웨터의 할머니인 일레인은 올해 70살인데 스스로를 좌절한 미술가라고 소개하고 아직도 자신을 찾기 위해 이 워크샵에 왔다고 한다.  열정이 있는 이들은 결코 늙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미술가들이고 사진에는 없는 부부(Donny & Stephanie Valliere)가 있는데 그 사람들만 심리치료사, 교사이며 상담사였다. 특히 Donny에게 감사하다.  잠시의 순간이지만 위층에서  혼자 울고 있는 내게 다가와 주님의 말씀으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미술을 하는 사람들로 art-therapist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있다.
루치아와는 금방 친구가 되어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저녁 시간을 함께 보냈다.  사진, 배우들, 영화, 그림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떤 때는 내가 모르는 미술가에 대해 아이가 더 잘 알고 있어서 대화는 너무 재미있었다.  그도 조지아 오키프의 팬이었고 나도 그렇고 지난번 산타 페 까지 내가 운전하고 다녀온 경험도 있어서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4시간이 몇분처럼 흘러버렸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밤이 늦어서 그림 같은 마을을 하나도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런 시골마을에 다신 올 수 없을 텐데.  마을 전체가 하나의 꿈동산 같았고 헐리우드의 세트장 같이 아름다웠는데.



























해리: 여러분 누구에게나 사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거껏해야 외부적인 사건의 충격이 있었을 정도겠지요. 말하자면 잠든 채 인생을 살아온 것입니다. 악몽에 소스라쳐 깨어 본 일이란 없지요. 눈을 크게 뜨고 살자면 인생이란 사실 견디기 어려운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르십니다. 하수도에서 나오는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취를... 밤중 3시 그 오래된 침실에서 들리는 무언의 슬픔의 목소리를.
... 나는 오래된 집(古屋)입니다.  독한 냄새가 풍기고 새벽에 신음하는 소리 들리는, 거기에 모든 과거가 존재하는.  거기에서 모든 타락은 다시 회복될 수 없습니다.  ...과거에 대해선 다만 지난 것만이 여러분의 눈에 띄고, 언제나 현존하는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혼잡한 사막에서, 짙은 안개 속에서, 갑자기 느끼는 고독, 거기에 숱한 생명들은 방향도 없이 움직이고 있지요.  방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딜 가든 그 煙霧 속을 뱅뱅 돌며 방황하는 수밖에ㅡ 목적도 없이, 행위의 원칙도 없이,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그 중간 지대에서, 고뇌의 국부마취에 감각을 잃고 자신의 기계적인 행동도 보지 못한 채, 그러는 동안에 오염은 서서히 피부를 뜷고 더욱 깊이 파고 들어 살을 더럽히고, 뼈까지도 변색시키지요. 이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고 달리 옮길 수가 없습니다. 
....어떤 이는 억지로 도망치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사막을 들끊는 군중 속에서 유령에게 맞고 채이면서 고독을 면치 못합니다.  대서양 한 복판에서 구름 한 점 없는 그날 밤, 나는 그 여자를 갑판에서 밀어뜨려 버렸습니다ㅡㅡ 그러나 그것은 다만 불붙은 바퀴를 순간적으로 멈추게 하려고 무의미한 방향을 역전시킨 데에 지나지 않습니다.
...
그여자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당장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나는 그때까지 늘 생각했지요.  내가 어딜 가든 그여자는 나와 함께 있을 것이고, 내가 무엇을 하든 그 여자는 죽지 않으리라고.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
나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압니다.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하고 그 하나의 사건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지요. 그것을 견디기 어렵기때문에 그러는 거지요.   그래서 여러분은 내가 망상에 빠져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병든 것은 내 양심이 아니고 내 정신이 아니고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 그것입니다.
....
나는 잠을 두려워합니다. 잠이란 쫓기다가 드디어 붙잡히는 최후의 상태 그것이죠. 아니 깨어있는 것 그것도 무섭습니다.  

아가사: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몇가지 있어....  너는 설명 중에 겨우 그 일의 몇가지 단편에만 잡착하는 것 같아.  네가  아는 것을 자꾸 표시하고 싶어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는 것이 있기 때문이지. 알아야 할 것이 더 많이 있는 거다. 그 점을  단단히 파악해야 해. 자유에 이르는 길은 그것이니.
....

코러스: 
우리는 모두가 자기만은 만인에게 씌워진 굴레에서
특별한 예외인 듯 보이려 한다.
...
우리는 남이 좋게 생각해주는 것을 기뻐한다.
그것도 결국은 내 스스로 나를 좋게 생각하고 싶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어떤 설명에도 만족할 판.  다만
지하실이나 닫힌 창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을 때
스스로 안심되기를 바랄 뿐.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인가?  마치 문이 갑자기 열리고, 커튼이 쳐지고
지하실에서 어떤 무서운 것이 나타나고, 지붕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듯이.
그리하여 우리는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비현실인지 분간 못할 지경에 이른 듯이.
단단히 맘 먹어라. 단단히 견뎌라.
세상은 우리가 늘 생각하던 그대로라고 주장해야 한다.

(T. S. 엘리엇- 희곡 [가족의 재회] 중에서)
내가 번역하고도 수업에서 가르쳐보지도 못한 아이스킬로스의 그리스 비극 '에우메니데스(복수의 여신들)'를 바탕으로  엘리엇이 독특한 시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마그리트의 그림- '보이지 않는 비밀배우' - 에서 내가 들은 말이 무엇이기에 갑자기 이 드라마가 생각이 났는지.

There is a speciall providence in the fall of a sparrow.
If it be now, 'tis not to come; if it be not to come, it will
be now; if it be not now, yet it will come. The readiness is all.
(Hamlet V-ii)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데도 특별한 섭리가 있는 법이죠.
와야 할 때가 지금이라면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이요,
오지 않을 것이면 지금이 그 때인 것이요. 때가 지금이 아니라해도
언젠가 때가 오기는 할 것이니,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늘 준비가 되어있는 일이지요.
(『햄릿』 5막2장)

to Erin from 'Aunt' Kay,

From: ***@aol.com
To: ......
CC: KAdamsRPT@aol.com, dajoslyn@sbcglobal.net, joysawyer@comcast.net
Subject: SEEDS OF JOY INFORMATION
Date: Mon, 19 Mar 2007 08:17:40 -0400

March 18, 2007

Bonghee Lee CAPF
Director, Korea Center for Poetry/Journal Therapy
Prof., English Dept., Korea Nazarene University

Dear Bonghee:

It is with great pleasure that I write to let you know that you will be receiving one of two Seeds of Joy Award to honor our international NAPT members who are making a difference with their work with poetry/journal workshop facilitation.

You were given this award for your work with developmental groups in which you have helped many people in Korea and here in the U.S. with powerful growth opportunities and therapeutic outcomes through the use of journal writing and poetry. Your tireless work to make sure that these classic poetry and journal therapy texts are available to others in Korea indeed makes us in feel very lucky to have you in our midst.

A check for the $1000 award will be presented to you at the conference. Your conference registration will also be paid for. Please do not hesitate to register before the March 31st deadline. I look forward to seeing you again in Portland. Congratulations!

All best regards,

Normandi Ellis
President, NAPT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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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Normandi Ellis,

It is my greatest honor to get one of  two Seeds of Joy Award. I will continue to do my very best to sow and plant the NAPT(NFBPT) spirit and the power of words and poetry here in Korea. Thank you so much for encouraging me thus.

I want to share this honor with my Mentor and Supervisor Kathleen Adams who never gets tired of listening to me and reading my long email.

I would also like to thank you, Normandi Ellis, and Joy Sawyer, my facilitator at Denver, Perie Longo, Caryn Mirriam-Goldberg, as well as all the beautiful people I met at the NAPT Conference at St. Louis who have become my inspirations.

Looking foreward to seeing you again in person at Portland very soon,

Best wishes,

Bonghee Lee, Ph.D.,CAPF/CJF
Director, Korea Center for Poetry/Journal Therapy
Prof., English Dpt., Korea Nazarene Univ.

by Henri Matisse-La chute d'lcare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이날은 3월 부터 시작된 영화치료를 공부하기 위한 Writing at the Movies group과 기존의 글쓰기문학치료모임이 함께 모였다.  아, 두 분 (남자분)이 먼저 가셔서 안보이시네...   앞으로 남자들의 모임을 만들계획이다.  다들 마음도 곱고 생각도 깊은 분들이라 그런가 참 아름답다..


edvard much1900




















"내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일종의 병이었고. 도취였다.
그 병은 벗어나고 싶지 않은 병이었으며 그 도취는 내게 필요한 도취였다" (munch)

나의 병은 필요한 것일까?
The Sick Rose - William Blake



오 장미여, 너는 병들었다.
울부짓는 폭풍 속
어둔 밤을 날아다니는
보이지 않는 벌레가
진홍빛 기쁨이 있는
너의 침대를 발견하여
그의 어둡고 비밀스런 사랑이
너의 삶을 파괴하는구나.

Oh rose, thou art sick;
The invisible worm
That flies in the night
In the howling storm
has found out thy bed
Of crimson joy,
And his dark secret love
Does thy life destory.


(Blake는 시인이지만 화가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 자신의 삽화를 넣곤 했다.
영국에서 공부할 때 사온 그의 삽화가 있는 시집은 나의 소중한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