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도종환
이른 봄에 핀 한 송이 꽃은 하나의 물음표다
당신도 이렇게 피어 있느냐고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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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 - 나태주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
-------------- 아름다운 저녁놀에 고통을 매만져 반짝이면, 그때 손수건만 한 꿈이라도 헹구어 널어 말릴까? 가도 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이라도 널어놓는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포항나눔지역자활센터(2023. 6. )
남들이 외면한 나를 나마저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아무도 모를 슬픔을 가졌을 당신의 뒷모습”을 자신마저 외면하지 있지는 않은지요. 이 워크숍은 한 부모로 살아가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숨어있는 상처 입고 외롭고 지친 나를 만나고 들어주고 보살펴주는 자기 돌봄과 치유, 그리고 성장을 위한 워크숍입니다.
마음이여 누구를 향해 외칠 것인가? 그 누가 내 아픔에 공감해줄까요. 나는 언제 위로를 받을까요? 참된 위로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겪는 무기력과 절망을 어떤 비판 없이 충고 없이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남이 위로해 주기 전에 나는 나를 위로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의 상처를 치유받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내 아픔과 상처와 원한을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내 자녀에서 쏟아내고 대물림하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내 마음에 공감하고 내 마음을 만져주지 못하면 내 자녀도 그 모습 그냥 그대로 사랑하거나 공감해주지 못합니다. 나를 방치하면 내 자녀도 방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이 짧은 만남 이후에도 글쓰기 실습을 통해 알게 된 글쓰기방법(일기쓰기)으로 혼자서 자신을 돌볼 수 있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어떤 외로운 거리에 홀로 서있든, 누군가는 이미 그곳을 지나갔고 그리고 살아남았다 "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작년 한 해 한국에 돌아와서 여러 특강/워크숍을 하고도 잊고 있었다. 내 활동을 알리거나 블로그에 올리는 걸 잘 못한다. 그런 일조차 에너지가 부족해서일까? 나는 학자이지 나를 알리거나 하는 일에 너무 관심이 없고 정말 0점이다. 그래서 늘 잊는다. 자료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 워크숍도 그때 만났던 분들이 떠올라 이곳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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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 박성우
어둠 돌돌 말아 청한 저 새우잠, 누굴 못 잊어 야윈 등만 자꾸 움츠리나 욱신거려 견딜 수 없었겠지 더러는 베개에 떨어져 젖네.
-------------- 어떻게 이런 눈과 가슴과 언어를 가질 수 있을까?
초승달을 보면서 일기에 쓴 나의 말은 겨우 이거였는데.. "깜깜한 하늘에 차가운 초승달 내 가슴에 꽂힌 비수"
---------------- 초생달 [초승달]- 김강호
그리움 문덕쯤에 고개를 내밀고서
뒤척이는 나를 보자 흠칫 놀라 돌아서네
눈물을 다 쏟아내고 눈썹만 남은 내 사랑
(출처: [한국의 단시조 156편] 2015/책만드는 집)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촛불 켜는 아침-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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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 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올 때까지는 저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여줄 따뜻한 이불이란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은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2003) ----------
참 오랜 세월 새해아침이면 가슴에 떠오르는 노래입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밤새 퍼부어 대던 눈발처럼 그리움에 서럽던 마음을 나의 눈물로 다 씻어 헹구고 새로 떠오른 햇살처럼 밝은 희망이 되어 당신에게 가고 싶습니다. 그 긴긴 밤을 지나는 동안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타는 가슴이 사랑보다 더한 행복임을 자꾸자꾸 일깨워주시니 그도 감사합니다.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이 모습 이대로 당신께 가고 싶습니다. 당신도 상처입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당신 모습 그대로 내게 오고 싶다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로 울 곳이 필요할 때 서로의 등에 기대 말없이 그냥 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로 빙그레 웃음 지을 일이 있을 때 하늘 보며 떠올리는 달 같은 별 같은 얼굴이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나의 사랑하는 이들이 어둠에 묻혀 어둠이 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래서 어둠도 빛나고 있음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어둠 속에서 빛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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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십니다 라는 문구가 있는 카드를 보냈다. 그래서 생각난 일.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이를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 이 글과 관련된 글 | 덧글 남기기
악몽 2T3
날 품어주던 오늘이 돌아 누었다.
나 꿈을 꾸었어 너무 어둡고 추웠어 진눈깨비 흩어지다가 어느새 주먹만 한 흰 눈이 아득한 바람을 타고 숨도 쉬지 않고 내려왔어 내 숨도 막았어
누군가에 도움을 청했지만 흩날리는 눈처럼 가볍게 섧게 날아갔어 눈길조차 없는 파닥이며 맴도는 작은 어둠이었어
눈 속에 갇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 허리 끊어진 엉뚱한 몇 마디 투명한 단어들만 간신히 웅얼거렸어 악몽이었을까.
침상에 모로 돌아누운 그를 흔들어 깨웠다 아, 돌아눕는 얼굴 없는 얼굴 눈 코 입 그려 넣지 않은 헝겊 인형 같은
갑자기 등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 또 다른 꿈으로 지워질 또 다른 오늘이 시린 바람 속에 알 수 없는 선물상자를 들고 서서 나를 깨운다.
일어나야지 눈을 크게 뜨고 악몽을 받아들이는 건 용기 있어 아름다운 결단이야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용기 폭설을 떨치고 날아보는 작은 노래야
일어나야해 또다시 지워질 얼굴을 그려야 해
언젠가 다다를 오늘의 끝은 눈부신 현실일 거야
MP 07192007
--------------- 나는 꿈을 자주 꾼다. 하지만 좋은 꿈은 젊은 시절 외에 꾸지 못한다. 내내 그런 꿈을 어김없이 꾸었었다.
악몽이 현실이 된 꿈 중 예를 들면 어느 날 꿈에서 내가 수술대 위 눈부신 전등 아래 누워있고 옆 테이블에 내 손과 발이 장갑과 부츠처럼 잘려서 놓여있었다. 너무 생생해서 일기에 그림으로 그렸었었다. 그리고 잊힐 때쯤(한 달 후쯤?) 그날도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벽에 학교 가는 길.... 전철역으로 내려가는 층계에서 두 번을 굴렀다. 손목과 다리 모두 다치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는데 새벽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마침 급한 듯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날 도와주려고 애를 쓰시며 연락처를 묻는데 가족은 미국에 있고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가 백지가 된 패닉상태. 지나가던 청년이 --그 급한 새벽출근시간에--나를 업고 길 위로 올려주고 나는 간신히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갔던 거 같다.
암튼 내 악몽은 내 마음이 상태뿐 아니고 일어날 일들을 예고하는 내 내면의 지혜의 경고였으나 그 경고는 피할 길이 없었다. 지난여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이디푸스처럼 꿈을 피해 도망가는 선택이었는데 꿈을 향해가는 선택이 되었고 아무 일도 아닌데 상상이상으로 심히 다치고 수술하고 아직도 회복 중이다. 그 외 늘 반복되는 꿈도 몇 가지 있다. 그 이유를 나는 스스로 분석도 하고 알고 있다. 그 꿈이 차차 빈도가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꿈은 내게 악몽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악몽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내 삶의 한 메타포가 되기 시작했던 거 같다. 정말 삶이 외롭고 버겁고 힘들었던 아주 오래전에 쓴 이 시도 산더미 같은 그 간의 공부했던 것들을 버리던 중 공책을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제목의 의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 시가 들려주는 내 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어제의 나를 다시 만나는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가끔 악몽을 꾸고 나면 나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묻고 싶다.
-언제 이 악몽에서 벗어나 행복한 꿈을 꿀까?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행복하면 꿈을 꾸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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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폭설 이 땅의 더러운 것들을 덮은 뒤 더러운 것들과 함께 녹으며 한동안은 때묻은 채 길에 쓰러져 있을" 그 눈들의 "남은 시간," ㅡ 그것이 차마 고통스러 힘들어했었습니다. 이 땅의 때묻음, 세상의 나약함은 덮는다고 가린다고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녹지 않는 눈 같은 환상이라도 있어 내 눈을 덮어주길 바란 것일까요? 어둠에 그을린 세상을 온몸으로 덮고 함께 녹아 길에 쓰러져 그 최후를 맞이하는 눈...그것을 다시는 절망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이 겨울에는 질척이는 외롭고 응달진 골목을 걸을 때 그 속에 함께 녹아 내린 희디 흰 눈의 눈물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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