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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김남조 

 

새는 가련함 아니어도 

새는 찬란한 깃털 아니어도 

새는 노래 아니여도

무수히 시로 읊어짐 아니어도

심지어

신의 신비한 촛불

따스한 맥박 아니어도

 

탱크만큼 육중하거나

흉물이거나

무개성하거나

적개심을 유발하거나 하여간에

 

절대의 한순간

숨겨 지니던 날개를 퍼득여

창공으로 솟아오른다면

이로서 완벽한 새요

여타는 전혀 상관이 없다. 

 

([평안을 위하여] 1995, 서문당)

 

선인장 사랑 - bhlee (2007)

 

괜찮아...
난 널 안아줄 수 있어

널 잃어 빈 가슴에 못 박는 아픔보다
널 안고 가시를 품는 아픔이
차라리 행복임을
너는 알까?

널 안고 흘리는 따듯한 눈물이
널 잃고 흘리는 따가운 눈물보다
차라리 축복임을
너는 알까?

 

그러니 네 상처투성이 온몸

그 가시로

홀로 아파하지마
안기지도 못하고 자꾸자꾸

도망가지마

 

맘껏 내 품에 안기렴

내 사랑  

 

MP

02/22/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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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가 언젠가 보았던 이 그림이 생각났다. 

그림:출처미상(혹시 출처를 아시면 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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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꿈을 꾸었었다. 내 몸에서 끝도 없이 장미가시를 뽑아 내는 꿈이었다.

너무 슬프고 아프고 두려워서  꿈에서 깨어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02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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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아팠던 시절이었다.  이젠 기억 저편에 있는 그런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 journal의 힘이고 치유인 것 같다. 
그 막막하던 아픔의 시간들은 영원하지 않았다. 결국 가시를 꿈에서처럼 뽑아내고, 가시에 찔려도  가시보다 단단해진 나와 나의 사랑을 바라보면서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시들이 만들어준 단단한 마음을 본다. 당연히, 여전히 삶은 가시밭을 만나는 길이다.  나에게 솟아나는 가시, 혹은 나를 밖에서 찌르는 가시들... 하지만 이것도 그 때처럼 넉넉히 이길거라는 걸 알게 해주는 게
바로 지난 저널을 읽을 때의 위로와 격려다.092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