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봄 - 정완영 (1919~2016) 산골짝 외딴집에 복사꽃이 혼자 핀다 사람도 집 비우고 물소리도 골 비우고 구름도 제풀에 지쳐 오도 가도 못한다. 봄날이 하도 고와 복사꽃 눈멀겠다 저러다 저 꽃 지면 산도 골도 몸져눕고 꽃보다 어여쁜 적막을 누가 지고 갈 건가. - 출처 <시암(詩庵)의 봄>(2011)
---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 나는 막 달아났소. 한 꽃나무를 위하여 그러는 것처럼 나는 참 그런 이상스러운 흉내를 내었소. [꽃나무- 이상 李相] 0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