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저는 '저널테라피'라는 문학치료 때 남편과 마주 앉아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았던 것이 참 좋았어요.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싸움도 부쩍 줄었고 연애할 때의 사랑스러운 감정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대학생 아내)


지난 6월 SBS 플러스 TV의 이혼부부 솔루선 프로그램,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연락이 왔다.  대학생 부부에게 저널테라피/문학치료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상처없는 사람은 없다. 현재의 드러난 문제는 모두 어딘가에 해결되지 못한 채 내재된 상처에서 싹이 튼 것이 아닌가.  이 부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정말 서로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단 하루의 만남으로 내가 얼마나 도울 수 있을지 무척이나 고민했다. 처음에 저널테라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프로그램 팀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이런 저런 "진단"을 내려주기를 원했다. 진단보다 중요한 것은 해결이 아닌가? 나는 내가 가야할 방향과 길로 가기로 했다. 

티비 오프닝 촬영시간은 메인 진행자의 스케줄때문에 급히 변경되어 참석하지도 못했다. 방송팀은 문학치료에 대한 이해가 없었으므로  문학치료를 할 수가 있는 환경을 찾아서 방도 이곳 저곳 찾아 다녔다.  팀원들이 적극 협조해주시었다. 몇시간을 지치도록 기다린 후 4시-8시까지 무려 4시간 동안 문학치료 세션을 진행하였다. 물론 나와 부부만 참여하였다.  TV에는 5분 밖에 방송되지 않았고 그 과정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밖에는 보여주지 못했다.(물론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나는 그것이 더 좋았다.)  오프닝 촬영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서 미안하다며 인터뷰를 따로 했는데 그 부분도 전혀 방송되지 않았다.  사실 인터뷰는 4시간의 세션으로 완전 탈진이 되어서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에 나도 무척 염려되었던 점이 있었다. 문학치료 세션 후 두 부부는 너무나 좋다면서 특히 선정해간 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대변해 준다고 감동적이라고 했다.  남편도 아내도 시에 대한 반응이 아주 뛰어났고, 글도 잘쓰고 자기 성찰도 좋아서 나는 그때부터 이 부부에게 확신이 생기고 희망을 발견하기 시작했었다.  아내는 자신도 나중에 문학치료사가 되고 싶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자세한 이야기는 사적인 것이라 밝히지 못하지만 보람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피디와 작가분들 모두 나름 열심이신 모습이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특성때문에 불가피한 여러 아쉬움이 많은 진행,  그리고 여러 실수--내 사진과 남의 사진을 바꿔 편집해서 올린 것도 그 중에 하나이지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살면서 이런 저런 문제는 계속 될 것이다.  그때마다 그날  일러준 글쓰기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욕구를 정당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부부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무엇보다 단기간의 이런 행사성 프로그램보다는 비밀이 보장되는 안전한 치료프로그램에 장기간 참여하는게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아내의 경우 치료과정에서 남편과의 문제 뿐 아니라 다른 관계에 의한 상처가 큰 것으로 드러나서 그것이 부부사이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하루 만남으로 다룰 수는 없었다.  안타까울 뿐이다.

(SBS가 정리한 사진 중에 사진의 내용은 다른 분이 한 심리검사장면인데 그곳에 저널테라피라고 자막이 크게 나간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부주의한 그들의 진행에 또 다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할 수 없이 이곳에 사진을 몇개 올려본다.
오해를 풀고 싶어서.....  내용 중에 가슴이 찡한 글도 있었고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여러 깊은 속마음이 드러난 글도 많이 있었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여기서는 방송에 나간 부분만 캡춰해서 올려본다.  참고로 두 사람은 정말 그림도 잘그리고 글도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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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레이디경향  |입력 2011.09.14 11:28
 
 
ㆍ'미워도 다시 한 번' 2기 솔루션 종료

국내 최초 이혼 극복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SBS플러스 '미워도 다시 한 번' 2기 부부들이 1백일간의 솔루션을 마쳤다. 평생을 약속했던 '짝'이 '치 떨리는 웬수'가 되고, 벅찬 미래를 꿈꿨던 결혼 생활이 지긋지긋한 눈물로 젖어버린 위기의 부부들에게 주어진 화해와 성장의 기회. '춤'을 매개로 진행된 솔루션 이후, 이들은 이제 조금씩 '함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놀랍게 발전한 춤 실력만큼 얼굴에도 내내 화사한 웃음을 띠게 된 네 쌍의 부부를 최종 댄스대회 현장에서 만나봤다. 그리고 가장 화제가 됐던 두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아마도 이들의 행복한 러브 스토리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 것이다.
Before 이혼 숙려 기간 진행 중이던 '대학생 부부'

●말만 하면 욕, 자주 '욱' 하는 남편
●화나면 장소 불문 소리 지르는 아내

"처음부터 차근차근,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 만들어 나갈 거예요"

'대학생 부부'의 사연이 처음 공개됐을 때, 시청자들은 가냘픈 겉모습과 달리 남편을 마구 때리는 아내와 '욱'하는 모습의 남편을 보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부부가 이미 이혼 신청을 한 상태로, 이혼 숙려 기간 중이라는 사실도 걱정스러웠다. 두 사람 모두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댄스 솔루션. 목포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겨올 만큼 적극적으로 3개월을 보냈다.

"낯선 춤을 배워야 하는 것부터 노력하는데도 뭔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조바심까지,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어요. 특히 목포에서 올라와 지내다 보니 딱히 아이 맡길 데도 없고 해서 촬영 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눈치도 보이고 제작진들께도 죄송하더라고요. 춤 연습도 매번 세 시간씩 걸리니 지치기도 하고요. 그래도 모든 프로그램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저는 '저널테라피'라는 문학 치료 때 남편과 마주 앉아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았던 것이 참 좋았어요.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싸움도 부쩍 줄었고 연애할 때의 사랑스러운 감정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아내)

"가상 죽음 체험 프로그램도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정말 끝이라는 가정을 하고 생각해보면 아내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별거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거잖아요. 가족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남편)

서로를 죽을 만큼 미워했다기보다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몰랐던 부부는 소설가 이외수, 개그맨 김정렬, 요리연구가 이혜정 등의 멘토를 만나 배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놀랄 만큼 사이가 좋아졌다. 이혼 숙려 기간 종료일을 앞두고는 '다시는 이런 이혼 서류 같은 것은 쓰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자'라며 이혼을 포기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거창한 것을 꿈꾸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변화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호칭이나 말투 같은 것부터요. 예전에는 소리 지르고 말도 함부로 했는데 요즘은 '예원 아빠~'나 '여보'라고 부르고, 서로 존댓말도 써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내)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가정이 깨졌을지도 모르겠다"라며 고마워하던 남편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제 절반 온 것 같아요"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프로그램은 끝나지만 사실 전환점을 지나 가야 할 길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 한 말일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부부의 아름다운 내일에 아낌없는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