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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Hopper(1882-1967)-Night Hawks(1942)

AIC(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보았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  난 호퍼가 좋다.

 

어린시절엔 방벽에 붙어 있는 달력에 있는 (독일 회사의 달력이었다) 호퍼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고흐나 마티스, 샤갈,  이런 사람들의 색체에 반해서 호퍼의 그림이 나오는 달은 달력 그림을 오려서 다른 것으로 바꿔 놓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호퍼를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고 아직 인간의 고독과 소외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그러다 어느 때 부터인가 난 이 사람에게 반하기 시작했었다.  언제였나?  히치콕을 공부할 때 부터였나?  아니, 그 이전부터 였었다.

호퍼의 그림에서 창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열린 공간, 밖을 향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어있다. 심지어 주인공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림에서 조차 창은 역설적으로 그림 속 인물이 갇혀 있는 내부를 강조해주고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받는 충격은 출구없는 넓은 창 (내부의 벽 뒤에 있는 문은 출입구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른 내부로 향하는 문과 같이 보인다.)과 그 속에 단절된 외로운 인물들,  그리고 모든 도시가 죽은 듯한 늦은 밤 환상처럼 눈부시게 빛을 발하고 있는 횡한 식당,  거리 어디에선가 서 있을 가로등의 빛이 빚어내는 시리디 시리다 못해 으시시한 풍경때문이다.   빛과 어둠과, 거대한 창, 창안의 고립되고 갇힌 몇명의 밤을 밝히는 사람-- 이 단순한 풍경으로 그리고 이렇게 사실적인 화법으로 이렇게 놀랍게 인간실존을 그려내는 작가가 몇명이나 있을까?  그런 의미로 호퍼는 정말 리얼리스트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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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Banksy (www.banksy.co.uk)


스스로를 quality vandal(질높은 예술 파괴자)라고 자청하는 영국의 그래피티화가 뱅크시가 패로디한 호퍼의 그림.

하하..  통쾌한 웃음이 터진다.  호퍼의 그림이 잘못되어서 그 패로디가 통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퍼의 그림이 주는 메시지와 느낌에 대한, 그 고통에 대한 카타르시스적 웃음인 거다.
(뉴니언 잭의 정치적 상징성은 별개로 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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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심슨즈에서 패로디된 호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