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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
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만 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만큼 희망도 펴놓는다

바람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 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 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사람
만나러 가리라

써도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
풀잎만이 꿈의 빛깔임을 깨닫는 저녁
산그늘에 고요히 마음 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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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저녁놀에 고통을 매만져 반짝이면, 그때 

손수건만 한 꿈이라도 헹구어 널어 말릴까?
일찍 저문 오늘은 꿈 대신

가도 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이라도 널어놓는다. 
산 그늘에 소리없이 베이는 마음 

포항나눔지역자활센터(2023. 6. )
한부모를 위한 글쓰기문학치료: 당신이 어떤 외로운 거리에 홀로 서있든 ©이봉희 교수

 

남들이 외면한 나를 나마저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아무도 모를 슬픔을 가졌을 당신의 뒷모습”을 자신마저 외면하지 있지는 않은지요.  이 워크숍은 한 부모로 살아가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숨어있는 상처 입고 외롭고 지친 나를 만나고 들어주고 보살펴주는 자기 돌봄과 치유, 그리고 성장을 위한 워크숍입니다.

 

마음이여 누구를 향해 외칠 것인가?

그 누가 내 아픔에 공감해줄까요.  나는 언제 위로를 받을까요? 

참된 위로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겪는 무기력과 절망을 어떤 비판 없이 충고 없이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남이 위로해 주기 전에 나는 나를 위로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의 상처를 치유받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내 아픔과 상처와 원한을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내 자녀에서 쏟아내고 대물림하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내 마음에 공감하고 내 마음을 만져주지 못하면 내 자녀도 그 모습 그냥 그대로 사랑하거나 공감해주지 못합니다. 나를 방치하면 내 자녀도 방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이 짧은 만남 이후에도 글쓰기 실습을 통해 알게 된 글쓰기방법(일기쓰기)으로 혼자서 자신을 돌볼 수 있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어떤 외로운 거리에 홀로 서있든, 누군가는 이미 그곳을 지나갔고 그리고 살아남았다 "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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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한국에 돌아와서 여러 특강/워크숍을 하고도 잊고 있었다. 
자활, 복지 이런 프로그램들은 거의 경제적인 문제가 1 우선 순위이기 마련이고 당연하다.  이런 치유프로그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멀리 다녀왔었다. 

내 활동을 알리거나 블로그에 올리는 걸 잘 못한다. 그런 일조차 에너지가 부족해서일까? 나는 학자이지 나를 알리거나 하는 일에 너무 관심이 없고 정말 0점이다. 그래서 늘 잊는다.  자료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 워크숍도 그때 만났던 분들이 떠올라 이곳에 올려본다. 


잘 지내고 계실지.....  그때의 워크숍이 한 작은  계기라도 되셨을지.... 정말 궁금하다. 한 줄도 글을 안 쓰시던 분, 모두 눈물을 흘리는데 계속 웃기만 하시던 분,  그분의 그 마음,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그 마음,  압도당하는 두려움,  너무나 잘 안다. 결국 끝날 때쯤  꾹꾹 누르던 눈물을 흘리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루 프로그램으로 이분들을  치유하라는 모든 특강 프로그램들이 늘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늘 밤새워 고치고 또 고치며 가지만 돌아올 때 맘이 안 좋다.  최소한의 마무리라도 해주고 오고 싶은데 2-3시간에 어떻게?  왜, 누구를 위해서 매번 새로운 정보와 강의로만 이런 복지활동을 운영하는 것일까? 내 마음과 힘겨움, 절망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없어서 해결되지 못하는 것만은 절대 아닌데 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