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나면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비 오는 날- 마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