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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의 글을 옮겨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 그림(원래 모마의 소장품이었던)이 당연 포함되어 있었기에.

(at MOMA, YNC, 2007)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Looking at the stars always makes me dream. Why, I ask myself, shouldn't the shining dots of the sky be as accessible as the black dots on the map of France?  Just as we take the train to go to Tarascon or or Rouen, we take death to go to a star." The next year, van Gogh committed su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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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처음 이 그림을 만났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작은 화폭에 담긴 별이 빛나는 밤에 의외였다.  그 만큼 이 그림은 나에게 (우리모두에게 그랬겠지만) 우주을 품은 거대함으로 가슴에 새겨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가만히 바라보면 역시 그 작은 화폭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 어떻게 저 작은 화폭에 온 우주만한 고독과  열망과 알 수 없는 두려움의 소용돌이를 담을 수 있을까?

사진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붓의 터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떠나지 않고 모여있는 그림이다.

볼 때 마다.... 언제봐도... 고흐의 모든 그림이 그렇듯이 이상하게 슬프고 아프다.  그리고 그의 슬픔과 아픔은 늘 날이 서 있지 않고 감동적이다.  그 아픔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감싸 안아 준다.  그게 내가 기피하는 몇몇 예술가들(아픔에 날이 서있고 그 아픔을 세상을 향해 외치는 독으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는 힘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날 것으로 세상에 들이대는... 그래서 그 그림앞에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마는...)과  다른 점이며 모두들 예외없이 고흐를 사랑하는 이유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상은 수평선 아래처럼 고요히 잠들어 있는 밤, 그 정지된 정적 위로 현기증 같은 고독이 몸부림치고 요동치고 있다.  갇힌 공간에서 끊임없이 요동치고 움직이는 에너지.... 그것은 무엇일까?
열정?  검은 싸이프러스 나무가 마치 검은 불꽃처럼 검은 하늘, 죽음으로 밖에는 도달할 수 없는 저 높은 별들의 화염속으로 손을 뻗는다.  이 그림속의 열정은 어김없이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무엇에 대한 두려움일까?

어디선가 내가 쓴 적이 있는데, 고흐 그는 자신을 버린 세상을 버릴 수 없어서 스스로를 버린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든다..... 이 그림을 그린 다음 해 그는 스스로 세상을 버렸다.  그는 죽음을 타고 저 별로 갔을까?
아니,  어쩌면 죽음을 타고 가서 저 별이 되었으리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로 빛나는 별....

이 그림은 고흐가 밖에서 그린 그림이 아니다. 이 그림을 그릴 때 그는 건강이 않좋아서 밖으로 나가도록 허락을 받을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이 그림을 대부분 기억에 의지해 그렸고 창문을 통해 보는 밤하늘을 그렸다고 알려져있다.  그렇게  '별이 빛나는 밤'은 그의 영혼의 밤이며 가위눌리는 고독과, 지치도록 끈질진 그리움과 슬프도록 강렬한 열정을 그린 그림이다.

가끔 무심히 잠들어 있는 영혼의 밤, 어디선가 저런 소용돌이 치는 열정이 살아 말없이 날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깜짝 놀라 어둠 속에서 깨어 사방을 둘러본다.

[크기를 알 수 있도록 내가 곁에 선 사진을 올려본다. MOMA는 내가 전에 갔을 때와 또 달랐다. 2004년  개축 후 세계 3대 미술관이 되었다.  건축물은 찻잔과 같아야한다며  “건축물이 눈에 띄지 않고, 단지 마시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일본인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의 작품. 건물자체가 예술이었다. 공간과 공간사이의 소통. 4시간이 넘도록 있었는데도 아쉽게 나와야 했다.  3층의 건축·디자인 갤러리도 꼭 들러본다.]